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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the others)

내가 사랑한 화가들

by happybirus 2021. 5. 18.

국내 최고의 지식 강연, EBS 클래스e 시청률 1위!

〈미술극장〉 진행자 정우철 도슨트와 함께하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고 지적인 예술 탐험

 

 

도슨트계의 아이돌, 전시장의 피리 부는 사나이’, 미술관을 찾은 관객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림과 사랑에 빠지도록 돕는 사람, 국내 최고의 지식인들이 진행하는 EBS 클래스e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미술의 대중화에 앞장서는 사람.

지금 대한민국 미술계에서 가장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는 정우철 도슨트가 첫 책을 출간했다.

제목은 내가 사랑한 화가들. “그저 도슨트가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그림을 공부하다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그래서 수많은 화가 중에서도 특별히 사랑하는 열한 명의 화가를 직접 골라 그들의 인생과 대표작들을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화가였던 어머니가 그림을 그리고 개인전을 여는 모습을 지켜보며 자란 덕에 일찍부터 미술과 친숙했다. 대학 졸업 후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다가 나를 정말 행복하게 하는 일이 뭘까고민한 끝에 무작정 퇴사했고, 그림을 보며 즐거워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도슨트가 되기로 결심한다.

미술 공부와 전시장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몇 차례 전시해설을 진행하다가베르나르 뷔페전의 전시해설을 맡게 되었고, 일본까지 직접 가서 도록을 구하는 등 몇 달간 만반의 준비를 한 끝에 전시회가 대성공을 거두며 도슨트로서 이름을 알리게 된다.

 

정우철 도슨트의 전시해설이 갖는 가장 큰 특징은 유려한 스토리텔링이다. 이전까지의 전시해설은 작품 분석에 주력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이 그림을 어떻게 그렸는지, 이 화가는 어떤 사조에 속해 있었는지 등 정보 설명 위주로 진행하는 해설은 관련 지식을 익히기에는 유익하지만 미술과 친숙하지 않거나 전시회가 낯선 관객에게는 미술은 어렵다라는 인식을 주는 경우가 많았던 것.

하지만 정우철 도슨트는 한 화가의 인생을 탄생부터 죽음까지 한 편의 영화처럼 소개하면서 그가 왜 이러한 선택을 했고 이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지, 이 작품이 화가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이후 화가의 삶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등을 소개하는 데 집중한다.

관객들이 그의 해설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리고 감동을 받는 이유는, 대단한 미술 지식을 알아서가 아니라 내 눈앞에 걸려 있는 이 엄청난 그림을 그린 사람이, 나와는 차원이 다른 위대한 예술가이기 이전에 평생 고통받고 고뇌했던 한 인간으로 다가오는 감동 때문이다.

먹고사는 데 아무 필요가 없는 예술을 우리가 끊임없이 갈망하는 이유를, 정우철 도슨트의 해설이 정확하게 채워주는 것이다.

 

위대한 예술가라고, 천재라고, 거장이라고 추앙받는 화가들의 인생을 공부하면서 제 나름대로 찾은 그들의 공통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입니다.

그들은 삶에 버거운 고통이 찾아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갔습니다.

그 덕분에 거장이라는 반열에 오를 수 있었죠.

그들에게 어떤 아픔이 있었고 어떻게 이겨냈는지를 공부할수록, 때로는 공감이 됐고 때로는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러는 동안 어느새 화가들의 그림이 제 마음속에 쑥 들어와 있었습니다.” _6p

남들 눈에 잘사는 것처럼 보이는사람이기보다 본인이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면, 그런데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아 고민이라면, 올 봄 정우철 도슨트가 들려주는 화가들의 인생에 귀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 서툴고 부족해도 우직하게 자기 삶을 살았던 예술가들을 통해 위로와 격려를 한껏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으로>

 

이 책에, 제가 특별히 사랑하는 화가 열한 명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물론 한 사람의 인생을 자세히 소개하자면 책 한 권으로도 부족하지요.

여러분이 좀 더 친근하고 재미있게 접하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많이 압축했고, 가장 대표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썼습니다. 제가 특별히 사랑하는 화가들을 소개하는 이 책이, 여러분과 그림을 좀 더 친해지게 하는 도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들 중 여러분의 마음에 유독 와닿는 화가가 있다면, 그 화가의 인생이 여러분의 고단한 하루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어느 미술관에서 그 화가의 그림 한 점을 마주하고, 그림과 대화를 나누며 여러분만의 방식으로 즐겁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면, 저자로서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일 것입니다.

- 6p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순간부터 생의 마지막 작품을 완성할 때까지, 샤갈의 그림에는 사랑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인생의 어두운 터널을 통과할 때조차도 그는 사랑이 주는 다채로운 감정을 붓으로 표현했어요.

삶에 기쁨을 가져다준 것도, 고통을 가져다준 것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가로막혀 실의에 빠졌을 때 다시 일어서게 해준 것도 모두 사랑이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샤갈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그가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삶이 언젠가 끝나는 것이라면 삶을 사랑과 희망의 색으로 칠해야 한다.”

- 38p

 

책이 있는 정물은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보기로 도전한 마티스가 처음 스스로에게 만족한 작품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마티스의 특징은 전혀 보이지 않는, 다소 투박한 작품이지요? 이 작품은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린 정물화인데, 어떤 화가든 마찬가지겠지만 마티스 역시 보이는 대로그리는 데서 출발합니다.

처음엔 있는 그대로 그리다가 점차 자신이 보고 느끼고 경험하는 요소를 녹여내면서 본인만의 특징을 만들어내고, 시간이 지나면 그 요소는 화가만의 개성이 되지요.

이른바 재현에서 표현으로 넘어가는 과정입니다.

예술가마다 인생을 살면서 어떤 일을 겪는지에 따라 화풍이 달라지는 이유가 이 때문이지 않을까요? 그래서 화가의 인생을 알고 그림을 보면 좀 더 풍부하고 밀도 높은 감상을 할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화가의 인생과 가치관을 이해하고 공감하다 보면 눈앞에 놓인 그림뿐 아니라 그림 너머의 작가와도 교감하게 되지요. - - -  44~45p

 

일이 모든 것을 치유한다고 했을 만큼 작업할 때 가장 충만한 기쁨을 느꼈던 그는 결국 1954, 85세의 나이로 붓을 내려놓고 숨을 거둡니다.

세상을 떠나기 전날, 자리에 누워 있던 마티스는 자신을 오랫동안 간호했던 리디아를 시켜 펜과 종이를 가져오게 한 후, 그녀의 모습을 그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도 자신의 곁을 지켰던 이를 위해 혼신을 다해 그림을 그린 마티스, 이런 예술가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 62p

 

무하는 어쩌다 화가의 길을 걷게 되었을까요? 바로 변성기 때문입니다. 이때 목소리가 망가져 더 이상 성가대에서 활동할 수 없게 되었죠.

미술로 방향을 바꾼 무하는 이후 마을 사람들의 초상화를 그려주고 용돈을 벌며 제법 풍족한 생활을 하던 중, 우연히 상류층 백작의 초상화를 그려줍니다.

무하가 그린 초상화가 마음에 들었던 백작은 한 가지 제안을 하죠. “내가 조금만 지원해주면 성공할것 같구나. 너를 후원해줄 테니 파리로 가렴.”

이렇게 해서 그는 당시 예술의 중심지였던 파리에 입성합니다. 이때 무하의 나이는 스물일곱이었어요.

유명한 화가들이 대개 어릴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것에 비하면 늦은 편이었죠.

무하의 성공을 두고 늦게 시작했어도 어쨌든 천재니까 잘됐겠지라고 생각한다면 완벽한 오해입니다.

천재성은 그의 첫 번째 성공 요인이 아니었거든요.

실제로 무하는 프라하 예술학교 시험에 낙방했어요. ‘당신께 재능이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 재능으로는 부족합니다라는 답변을 받았다니 놀랍죠? 무하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단언컨대 성실함이었습니다.

그는 정말 성실하게 그림을 그리면서 기회가 왔을 때 단단히 붙잡을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거예요.

- 94p

 

무하의 인생 전체를 알지 못하고 파리에서 활동했던 시기만 안다면 그를 단순히 성공한 상업 작가로만 기억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하는 상업예술과 순수예술을 모두 사랑한 작가였어요. 상업예술을 통해서는 가난한 사람들도 거리에서 예술의 아름다움을 향유할 수 있게 했고, 순수예술을 통해서는 억눌렸던 민족의 자긍심을 표출해 많은 자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었죠.

무하가 별이 된 지 한 세기가 지났는데도 그를 언급할 때 여전히 거장이라는 수식을 붙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이 글을 읽고 나서 어디선가 무하의 그림을 만나게 된다면 예쁘고 화려한 그림만 그렸던 무하가 아닌, 언제나 민족과 인류를 사랑하는 마음을 기억하며 붓을 들었던 무하를 한번쯤 떠올리면 어떨까요

- 113p

 

당연하지만, 프리다도 자신의 삶을 비관한 적이 있었을 거예요. 왜 남들에겐 그저 주어지는 일들, 이를테면 하루하루 살아가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아이를 낳는 일이 왜 나에겐 허락되지 않는 걸까, 한탄하면서요.

하지만 그런 절망에 사로잡혀 삶을 포기했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화가는 존재할 수 없었겠죠. 그녀의 일기장에는 나는 1년을 앓았고, 척추 수술을 일곱 차례나 받았다.

자주 절망에 빠진다.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절망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고 싶다라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는데, 어떠신가요? 저는 마지막 문장이 참 뭉클했어요.

가끔 농담이랍시고 죽고 싶다”, “그냥 죽지 뭐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들을 보는데, 글쎄요. 저는 프리다를 공부하면서 장난으로라도 그런 말을 할 수가 없더라고요.

- 140p

 

만약 클림트가 계속해서 유행을 따라갔다면 거장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을까요? 그저 남과 다르지 않은 화가로 남았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너무도 쉽게 유행에 휩쓸리고 개성이 사라지는 요즘, 클림트의 삶은 우리들에게 또 다른 성공의 길을 말해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인생에 솔직하신가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낼 여러분만의 무언가를 하나쯤 갖고 계신가요? 사회 곳곳에서 여러 가면을 쓰고 살다가 문득 지칠 때면, 클림트의 그림을 한번 감상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167p

 

내가 사랑한 화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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