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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Health)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우울해서 예민한 직장 여성>

by happybirus 2021. 5. 6.

  아르바이트나 비정규직 루트를 거친 후 정규직을 힘겹게 얻는 요즘 세대처럼, 민아씨도 3년 전에야 사무직 정규 직원이 된 35세 여성이다.

안정된 직장을 얻은 지 3년 차가 되다보니 이제 생활도 만족스럽고 대인관계도 부드럽게 이어나가고 있다.

부모로부터 독립해 지금은 원룸에서 혼자 살고 있고, 남자친구는 없지만 결혼 자금을 위해 매달 적금도 넣고 있다.

 

    하지만 삶에는 언제나 위협 요소들이 등장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특히 상사를 잘 만나는 것은 인력으로 안 되는 일이다. 민아씨의 바로 위 선배인 과장이 석 달 전에 바뀌었다. 전에 근무했던 과장과 달리 새로 온 상사는 성격이 정반대라 민아씨는 자신과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직설적인 단어를 다른 동료들 앞에서 여과없이 발설하는 것이 마음을 짓밟았다. 민아씨가 작성한 보고서에 오류가 있으면 "보고서를 이렇게 쓰면 어떻게 하죠 ? 모르면 동료들한테 물어보면서 해야지. 전에도 이런 식으로 일한 거에요?"라며 공개적인 망신을 주었다.

   

   동료들이 민아씨를 위로해줬지만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남들은 즐겁게 일하는데, 자신만 뒤쳐지는 것 같아 일도 잘 안되고 우울감은 심해졌다. 하루는 점심을 걸렀는데, 식사하고 온 동료들이 사무실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민아씨 이야기를 하는 것 같고, 그들의 웃음소리 또한 기분 나쁘게 들렸다

 

  무리에서 혼자 떨어져 있는 사람은 위축되면서 자기 몸에도 더 예민하게 반응하게 된다. 민아씨는 자기가 침을 삼키거나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가 너무 커 주변 동료들이 듣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아무래도 다들 나를 싫어하는 것 같다' '회사 가기가 싫다. 그만두고 싶다' 이런 고민에 잠을 거의 못 이루다가 외래로 진료를 받으러 왔다.

 

  어렵게 들어간 직장이라서 그만두기는 겁나고, 당장 카드 값과 월세 때문에 그럴 처지도 안된다. 하지만 멍하니 가만있는 시간이 늘었고, 일의 성과도 떨어져서 버틸 자신이 없다.

 

직장인

 

<전문의의 조언>

 

  직장에서 잘 지내는 데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동의합니다. 인간적으로 친해지면 업무상으로도 편해지지요. 실수를 하더라도 서로 돕고 긴장이 줄어들어 일을 더 잘하게 됩니다.

  민아씨는 회사에서 3년간이나 근무를 잘해왔습니다. 이전 과장과는 익숙하고 잘 지냈으니 스타일이 다르고 업무 지적도 직접적으로 해 민아씨가 정신적 상처를 받은 것 같습니다.

  우선 새 과장이 다른 직원들에게도 비슷한 태도를 보이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장은 나한테만 그렇게 대하는 게 아니라 원래 업무 방식이 그런 것으로 보입니다. 과장이 원하는 업무 방식이 어떤 것이고 이전 부서에서는 아랫사람들이 어떻게 적응했는지 동료들과 상의해보는 게 좋을 듯 합니다. 과장이 다른 사람한테도 그런 태도로 일관한다면 그는 팀장으로서 자질이 부족한 부류입니다. 그렇다고 부딪치고 사이가 멀어지면 결국 힘들어지는 쪽은 민아씨입니다. 어렵겠지만 처음에는 새 과장의 스타일에 맞춰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겁니다.

 우울이 심해지면 예민함도 더 심해집니다. 우울증이 생기면 대개 오전에 더 힘들고, 의욕이 떨어지면 밤에는 잠을 잘 이루지 못합니다. 우울이 심해져서 예민해지면 다른 사람이 하는 행동이 나랑 관계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점을 아는게 중요합니다. 

  관계사고가 생기면 우리 뇌는 나와 관계없는 다른 사람의 행동이 자신을 향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게 됩니다.

쳐다보는 것, 웃는 것,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자신에 대한 비난으로 느껴지지요.

관계사고는 우울증에서 예민성을 증가시키고 밤이 되어도 긴장을 높여 불면증을 유발합니다. 꿈을 꾸다가 놀라서 잠에서 깨고 쫓기거나 죽은 사람이 나오는 등 악몽을 꾸게 됩니다.

 

  이때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서 '관계사고' '불면' 등을 조절해야 합니다.

도움을 받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우울하고 예민한 마음이 줄어들 것입니다.

집중력과 수면의 질이 좋아지면 업무 능률도 올라가고 과장이 원하는 대로 맞출 수 있게끔 변화의 에너지도 생깁니다.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직장을 그만두지 말라는 것입니다. 우울증이 생겨 직장을 그만둔 이들은 치료받고 회복하면서 '내가 왜 일을 그만뒀을까' 하고 너무 아쉬워합니다.

다시 취직하려 해도 이전만한 직장을 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구직이 안 되어 실업 상태가 계속되면 오히려 우울증이 재발될 수 있습니다. 1개월에서 3개월쯤 병가를 내고 치료를 받으면 어떨까요 ? 보통 회복과 복귀에 1~3개월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행복

 

P 92~96쪽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중에서 / 전홍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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